최만규 2025. 6. 21.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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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4월 쯔음 오랜만에 만난 대학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자신이 읽었던 감명깊던 책들을 몇가지 추천해주었다.

 

나와의 카톡에 고스란히 책들을 적어놓고 하나씩 해치웠다. (급류, 홍학의 자리,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

 

정작 가장 먼저 추천받은 책인 모순은 이상하리만치 손이 안가서 이제껏 읽지 않았다.

 

5월, 오랜만에 만난 고등학교 친구중 책을 좋아하는 친구가 모순을 추천해줬고, 인천에 사는 친구를 만나러 갔을 때 또한 모순이 친구집에 있어 빌려서 읽게 되었다.

 

이정도면 안읽으면 하늘에서 떨어질 것만 같았다. 추가로, 유명한 책인지 몰랐다 

 

첫인상

 

일단 다른 출판사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쓰다. 출판사의 판권 기준으로 모순의 첫인상은 책의 좌우 여백이 매우 좁다는 것이다.

 

책과 글에 익숙치 않고, 썩 내키지 않는 성격이라면 펼치자 마자 도망가지 않을까 싶을정도의 여유없는 여백이었다.

 

그래선지, 스스로 책 읽는 속도가 빠르다고 자부해왔었는데 이 책은 두께에 비해 오랜 시간이 걸린 것 같다.

 

 

줄거리 (스포)

 

해당 소설은 안진진이라는 주인공과 그녀의 가족과의 해프닝, 안진진과 일종의 썸을타는 관계의 두 남자들 중 선택하는 과정이 주로 이어진다.

 

너무 간결하게 설명한거 같긴한데 정말 저게 거의 전부이다.

 

가족관계

 

안진진의 엄마는 쌍둥이로 태어난 동생과 전혀 다른 삶을 살게된다.

 

분명 학창시절부터 결혼 전까지는 외모, 성적, 성격이 유사했음에도 결혼한 남편에 따라 둘의 삶은 정반대의 길을 걷는다.

 

안진진의 친가족의 경우, 아빠와 남동생은 수시로 사고를 치고 엄마는 뒷처리를 하며 지낸다.

 

여유롭지 못한 형편에, 생활력 강한 엄마, 감옥을 가게 된 남동생과, 5년간의 행방불명의 아빠로 이루어진 가족의 모습에 안진진은 씁쓸함을 느낀다.

 

그와 반대로 안진진의 이모의 가족의 경우엔 너무나도 체계적이고 올곧은 남편과 엘리트 코스를 밟고 조금은 냉소적인 자식들로 이루어진 가족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모는 이러한 가족의 모습에 허무함과 공허함을 느끼고, 곁을 주는 조카 안진진을 좋아하고 가깝게 지낸다.

 

안진진 또한, 이모의 여유 있고, 낭만 있는 모습에 이모를 사랑하고 엄마보다도 더 가깝게 지내는 모습을 보인다.

 

안진진의 두 남자

 

안진진에게는 두 남자가 존재한다.

 

안진진의 이모부처럼 능력을 갖고있으며, 체계적이고 조금은 딱딱한 나영규

여유는 없으나, 진심어린 애정과 배려로 안진진을 대하는 김정우

 

안진진은 지속적으로 두 남자를 번갈아가며 만나며 누구를 택해야할까 고민을 한다.

 

감정적으로는 김정우에게 끌려 책의 마무리 직전까지 김정우와 잘되어가는 모습과 나영규의 고백을 거절하는 모습을 비추지만,

결국 안진진은 나영규를 선택하게 된다.

 

 

안진진의 가족

 

안진진의 엄마는 문제가 생겼을 때, 문제를 해결하고자 책을 사곤 한다.

 

반찬가게에 일본인 손님이 많이 온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일본어 히라가나 책을,

 

남동생인 안진모가 감옥을 가게되었을 때는 법률 책을,

 

5년 만에 돌아온 아버지가 중풍,치매에 걸렸을 때는 중풍, 치매 치료책을 읽곤 한다.

 

늘 새로운 문제를 직면하며, 계획이 틀어지며 분주하게 살아가는 어머니를 보며 안진진은 안타까움을 느끼지만 한편으로는 행복해 보인다고 느낀다.

 

이모의 가족

 

이모의 경우 자식들은 모두 외국에 나가살며, 남편 또한 나쁜 사람은 아니지만, 이모와는 맞지않는 성격을 보여주며, 자신의 가족을 제외하곤 무심한 모습을 보여준다.

 

자식의 결혼소식을 들은 이모는 결국 더 이상 살 수 없다는 생각과 함께 죽음을 택한다.

 

죽음에 대해서 알리는 것도 남편인 이모부가 아닌 안진진에게 알린다.

 

 

느낀점

 

안진진의 선택

 

가장 먼저, 안진진의 선택이 나영규라는 점이 너무 의외였다.

 

사랑하는 이모의 죽음만 없었더라면 계획대로 김장우를 선택을 했을까도 의문이었다.

 

이모의 결혼생활에 대한 후회와 답답함을 편지와 종종 이야기로 들은 안진진이 이모의 죽음을 보고도 이모부와 유사한 성격인 나영규를 왜 만났을까 하고 궁금했다.

 

책에 제목이 모순인 것처럼, 감정의 끌림은 김정우에게 있었지만, 사회적으로 자신이 앞으로 살아가기엔 엄마와 같은 삶을 살거라 생각한게 아닐까

 

그래서 맘속 깊이있는 고민들과 가족이야기도 감정적으로 연결된 김정우에겐 이야기 못하고 나영규에게 이야기를하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추가로, 김정우, 나영규 모두 좋은 남자들 같은데 안진진이 성격적으로나 외모적으로 얼마나 매력적이길래 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그리고 두 남자를 모두 만나며 들키지 않는다는거 자체가 엄청 철저하고, 치밀한 성격인 것 같다.

 

이모의 편지

 

그 다음으로 충격적이었던 점은 이모의 죽음과 편지 내용이었다.

 

물론 이모는 원체 자유로운 사람이기에 가정에서의 자신 역할에 불만을 갖고있는건 너무도 잘 느껴졌다.

 

그 힘듦이 죽음으로 이어질 정도의 컸다고는 생각 못했는데, 그만큼 안진진이나 가족앞에서 티를 못내고 숨기는 성격이었을 것 같다.

 

편지에선 안진진의 엄마가 매번 사고를 수습하고 바쁘게 살아가는 모습을 부러워하게 바라보았으니 안진진의 입장에선 조금은 비틱질 같으면서도 이모가 어떤 사람인지를 잘 아니 안타까웠을 것이다.

 

엄마의 위대함

 

사실 이 소설 중 제일 정이 갔던건 이모였으나, 대단하다고 느낀건 안진진의 엄마였다.

 

매번 자신이 세웠던 계획이 틀어지고, 해결하는데에도 지친 기색없이 할 일을 하곤 한다.

 

멘탈, 건강이 좋은걸 넘어서 존경심까지 들기도 했다. 환경이 이렇게 안좋은데에도 저렇게 열심히 살다니 박수를 치고 싶었다.

 

물론, 가끔 이모의 행동이나 말투에 대해 툴툴대는 모습을 볼 때면, 눈쌀이 찌푸려지긴했으나, 엄마의 입장에선 그정도에서 멈춘 것도 대단한 것 같다.

 

객관적으로 힘들고 울퉁불퉁한 삶을 살아온 안진진의 엄마와 달리, 죽음을 택한건 여유있고 평탄한 삶을 산 이모라는 점도 하나의 모순이라고 느꼈다.

 

모순

 

사람에겐 누구나 모순적인 모습이 있다.

사람이 가져야 할 태도, 해야하는 행동이 있음에도 자신의 어떠한 욕구나 신념때문에 그러지 못하는 모순

 

열심히 공부해야하는 기간에 공부 열심히 안하는 모습

도파민에 절여지는 모습이 싫으면서도 유튜브를 보는 모습

혼자있는 것을 좋아하지만 친구 만나는 것도 좋은 모습

 

뭔가 상반되는 두 가지가 충돌하는 상태

 

모순의 원인

 

기본적으로 욕망과 가치, 이성과 감정, 본능과 사회적 기준과 같은 충돌들로 모순은 발생한다.

 

또한, 사람은 매번 다른 환경에 놓이며 환경마다 자신의 신념이나 성격도 바뀌기에 다르게 행동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자아인식이 부족한 것도 한몫하는게 아닐까 싶다.

 

이전에 친구가 이런말을 했다. 아, 진짜 유튜브 그만 보고 싶은데 왜 맨날 보고있지?

나는 장난 섞인 말로 '너 그거 그만 보고 싶은게 아닌거라 그래'라고 했다.

 

돌이켜보니 맞는 말이다. 유튜브를 보는 것이 내가 해야하는 일도 아니고, 돈을 버는 수단도 아닌데 자신의 의지로 본다는거 자체가 하고 싶다는 의미다.

 

이런 경우 행동에 모순이 발생하는 것 같다.

 

모순은 해결해야할까

 

사실, 소설 속 안진진은 모순을 해결하지 못하고 순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자신이 하는 행동에 대해서 오랫동안 생각하고 이 행동이 모순임을 자각하고 있다는게 일반적인 사람이 보이는 모순과 큰 차이같다.

 

모순을 인식한다는 점은 자신의 욕망과 실현해야 하는 특정 가치를 알고있다는 것이기에 고쳐나갈수 있다 생각한다.

 

소설속 안진진도 이모와 유사한 선택은 했으나, 끝은 결코 이모와 같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 이유로는 안진진은 능동적인 사람이고, 자신의 모순에 대하여 끊임없이 생각하는 사람이기에 나영규와 잘지내고 가족들과도 잘 지내는 방법들을 생각하며 지낼 것이라 생각한다.

 

자신의 모순이 왜 발생하고, 모순이 발생하는 상반된 두 가지에 대해서 잘 알고만 있다면, 무작정 모순을 없애기 보다는 조금씩 바꿔가는게 현명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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